영화

[국내 영화] '명량' 을 보고

인생은 꽃 2021. 6. 1.

내가 2012년부터 싱가폴에 있었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정말 꼭 영화관에 봤어야 했어... 라고 생각되는 몇 안되는 영화들 중 하나 이다. 

영화를 이야기 하기 이전에 나는 '칼의 노래' 라는 책을 먼저 이야기 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소설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칼의 노래' 라는 책은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영웅' 이순신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인간' 이순신에 Focus 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앞둔 공포와, 병을 이겨 내야 하는 힘겨움, 백성들에 대한 애잔함, 임금을 향한 忠 등 전쟁에서의 영웅적인 모습 뿐 아니라, 이순신의 인간적인 부분을 많이 담은 책이었다. 
영화 역시 초중반은 그런 이순신의 인간적인 고뇌를 담고 있다.

칼의 노래 책

하지만, 영화 중후반으로 갈수록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 보다는 군사, 장군으로서의 영웅적인 면모들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다. 영화 '명량'의 주요 등장 인물들을 살펴 보면, 이순신의 상대 적장은 '당포' 해전에서 형을 잃은 '구루시마'이며, 그는 이순신에게 광기와도 같은 복수심을 품고,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 '명량'에서 선봉을 맡아 엄청난 난전을 하다가 결국 전사하게 된다. 그 외, 이순신이 타고 있는 대장선이 폭파당할 위기에서 구한 임준영(진구), 임준영이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대장선 폭파를 막기 위해 임준영이 타고 있는 폭파선을 아군이 잘 겨냥할 수 있게 옷을 흔들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아내 역할을 맡은 이정현, 울들목 회오리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대장선을 끌어 주는 백성들, 이처럼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는 '명량' 해전에서 자신의 역할들을 다한 인물들(이 분들도 다 영웅이다.) 을 보면, 가슴이 울컥 해진다.

일본 수군 배가 300척 이상이 공격해오고, '구루시마'의 잔혹함에 우리 백성들과 수군들은 반드시 두려움에 사로 잡혔을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 이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난 군대에서 자대 배치 받고, (나도 해군이었다.) 함대 내 누군가 침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5분대기 출동하는 순간, 실전이라는 생각에 심장이 터질 뻔 하였다. 군화 끈도 제대로 묶지 못하였다. 하물며, 적군 300척이 다가오고 있다는데 과연 누가 제정신으로 있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병사들과 휘하 장군들, 백성들은 엄청난 두려움과도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이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갑절이 되어 돌아 온다고 하였다. 이순신은 이 두려움을 자신이 직접 치열한 전략과 용기와 공격으로 적선을 격파하면서 자신의 군사들과 백성들에게 용기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명량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은 용기있는 모습과 담대하게 맞서는 모습을 잃지 않는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포기하고 싶었을까? 나 자신이 그렇게 무섭고, 포기하고 싶고 한데, 이순신이 이걸 모두 이겨 냈다는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 및 해외에서 '이순신'을 진정한 군사이자 맹장으로 생각되어질 수 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이런 영웅적인 위인이 나올 수 있을까?

해안을 살피는 이순신

울들목을 살피며 전술을 생각하는 이순신을 보고 있으면, 그 어떠한 순간에도 포기를 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지금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굳이 전쟁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매 순간 전쟁과도 같은 상황 속에서 용기와 두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위 사진처럼 우리는 고독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출정

그런 고민과 두려움, 용기 끝에 결국 전쟁에 출정을 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우리 삶과 마찬가지이다. 결국 우리 삶 속에서도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의 비장함은 전쟁을 앞두고 출정하는 순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영화가 개봉한지 꽤 되었지만, 그동안 내가 나이가 들고, 인생의 힘든 순간들을 몇 번 경험을 해서 그런지 이 영화를 맨 처음 봤을 때의 느낌과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다. 자꾸 영화의 장면들에 인생을 대입을 하고 해석을 하면서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린다. 과연 위 사진처럼 배가 출정하는 장면에서 내가 눈물을 흘릴 필요가 있었을까?

이 영화에 박보검이 나오다니

전혀 뜻밖의 영화를 보면서 인생을 살아 가는 것에 대한 힘을 얻어 가는 듯 하다.

반응형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 영화] '파이프라인' 을 보고,  (4) 2021.06.12
[국내 영화] '감시자들' 을 보고  (4) 2021.06.04
[국내 영화] '흥부' 를 보고,  (0) 2021.06.01
[국내] 영화 '독전' 을 보고,  (4) 2021.05.29
마블(MARVEL) 영화들  (0) 2021.05.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