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을 읽고(조남주)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을 읽고.

해외에 살고 있는 이유로

읽고 싶은 책을 한꺼번에 주문해서 읽는다. (배송비가 비싸니까, 한 30권을 한꺼번에 시켜야 한권당 3,000원정도의 배송비만 나온다. 소량으로 주문하면 권당 배송비가 만원이 넘을 때도 있다. )

이렇게 몇 달동안 읽고 싶은 책을 모아서 그 총 권수가 30권이 넘어서면 주문을 하니까 간혹 가다가 내가 이 책을 왜 주문했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 책이 그러했다. 내가 주문한 책이 뭐가 있나 보다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내가 왜 주문했을까 ?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자 만 하루도 안되서 책을 다 읽었다.

몰입감이 높아서 그렇다기 보다는 공감대 형성이 컸던 탓이었던 것 같다.

82년도 때 가장 흔한 여성 이름이 '김지영' 이란다.

나는 83년 생, 남자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들에서 그 때는 그랬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은 김지영이라는 여자 인물의 생애를 그리면서 한국의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다.

정말 내가 어렸을 때 겪었던 일들이 책에 나올 때 새삼스레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 시절에 대한 향수, 그리움이 마음 속에 잔잔히 퍼졌다. 마치 잔잔한 물 속에 돌맹이 하나를 던지는 것 처럼 이 책은 잔잔하게 내 마음속에서 계속 물결 쳤다.

하지만, 이런 향수나 그리움보다 더 나를 이 책에 붙잡아 두었던 부분은

아내 '김지영'을 이야기할 때 였다.

그렇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그동안 아내에게 잘해왔다고, 아내를 많이 이해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나의 이런 이해와 배려가 아내에게는 오히려 상처와 고름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 인해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읽어야만 했던 아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아내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